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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48

영롱보다 몽롱 영롱보다 몽롱 허은실 외 11인 글 다시 고백하자면 나는 술이 좋다. 구체적으로는 술 마실 때의 기분을, 정확히는 연분홍 빛깔의 적당한 취기의 몽롱이. 첫 번째 책의 사인 문구에 '백년 헤롱합시다." 를 쓴 이래로 새해가 되면 비슷한 신년인사를 건넨다. 영롱보다 몽롱. 또롱또롱보다 헤롱헤롱이 좋다. p.29 허은실. "야, 한 번 더 해." p.44, 백세희. 혼술의 강점은 술이 얼마나 좋은 음료인지 다시금 깨닫는 것이다...... 난 물보다 맥주를 더 많이 마셨을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중략) 어떤 이들은 혼자 마시면 술맛이 떨어진다는데 나는 반대.... 오히려 좋아. 더 맛있어. p.51 중독을 벗어나기 위한 첫 단계는 자신이 술 앞에서 나약하고 무력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자신의.. 2024. 3. 19.
김혜순의 말 김혜순의 말, 김혜순, 황인찬 대화 타인의 고통을 제가 짐작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제 고통도 언어로 표현할 줄 모르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타인의 고통이나 제 고통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고통은 우리의 언어 세계에서, 문화 세게에서 우리를 추붕합니다. 새는 존재와 부재를 동시에 보여주는 동물이지요. 문학은 질문이기에 이 책을 완성한 건 내가 아니다. 한 사람의 문학의 모습은 그 사람이 쓰기를 지속한 기간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상을 봐도 그렇고 랭보를 봐도 그렇습니다. 문화는 이미 만들어진 것을 받아들이지만, 문학은 이미 만들어진 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고백시라는 것은 고백이라는 언술 형태와 필연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시인이라면 언어라는 그릇을 밎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자.. 2024. 3. 19.
로마이야기 줌파 라히리 그녀와 악수조차 나눈 적 없었고, 오직 예상치 못했던 서로 간의 이해가 있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약간의 죄책감이 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P의 파티' 가운데 p.71 부부들의 시들해진 애정을 구해주는 것은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심각한 소동이나 지진 없이 23년을 보냈다. 'P의 파티' 중에서 p.73 내가 종이 조각을 뱉기도 전에 그것은 정말 설탕 알갱이처럼 내 혀에서 녹아내렸다. 그게 바로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나는 그 작은 종이 조각들을 하나씩 입에 넣었다. 종이 조각은 곧 혀에 기분 좋은 맛을 남기며 녹아내렸다. '쪽지' 중에서 p.233 살아남는 법을 배우려면 얼마나 오래 살아야 할까? 몇 번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단테 알리기에리' 중에서 p... 2024. 3. 18.
헌치백 Hunchback By Saoi chikawa 살아갈수록 내 몸은 비뚤어지고 파괴되어 간다. 죽음을 향해 파괴되어 가는 게 아니다. 살기 위해 파괴되고 살아낸 시간의 증거로서 파괴되어 간다. 그런 점이 비장애인이 걸리는 위중한 불치병과는 결정적으로 다르고, 다소의 시간 차가 있을 뿐 모두가 동일한 방식으로 파괴되어 가는 비장애인의 노화와도 다르다. p.61 📖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모두가 다른 하나 하나의 객체이다. 이 책은 그런 다른 이들의 범주를 너(비장애인)와 나(장애인)로 구분했다. 그리고 장애인인 주인공이 살아가고 그녀의 존재하기에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순간순간 결정이 자신의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선택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와 다른 이들을 이해해보기 위해 .. 2024. 3. 16.
다시 살아주세요 다시 살아주세요 신미나 산문 파쇼가 세운 사탑은 높다. 언어는 교묘하게 '고통'과 '고통스럽다'는 말의 간극에 시멘트를 바른다. 파쇼는 말한다. "저 예술가를 보라. 그는 자신이 세운 탐미의 성 안에서 스테인드글라스에 반사되는 허영과 노닌다. 저 깨끗한 발에 군색한 생활의 오물 한 점 묻히지 않으면서. 자네는 어떤가. 제 얘기는 한 톨도 꺼내놓지 않으면서. 자신이라면 결코 겪고 싶지 않은 타인의 불행을 가져다 쓰는 것에 대해? 그런 것은 반칙일세. 정치가 할 일을 문학으로 하지 말게나." p.141 '치매.' 어리석을 치 痴, 미련할 매 呆, 사람들은 살아 있는 사람의 아픔을 두고 이토록 비정하고 못된 병명을 붙인다. p.165 내가 죽음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삼았다면, 엄마는 죽음이라는 과정을 그대로.. 2024. 3. 15.
뗏목 소발구 행렬 얼음장 위로 소발구들이 줄지어 갑니다 배어 낸 나무를 강으로 옮기려면 사람과 소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나무를 싣고 산에서 내려와 언 강을 건너 강둑까지 옮겨 놓으면 부림소의 일은 끝납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여물을 먹고 쉴 수 있겠지요 ———————————————————- 강의 길 세상의 길은 땀 흘리며 가야 할 때가 있고 떠밀리듯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강의 길은 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뗏목은 강의 흐름에 맡기며 흘러갑니다 그렇다고 흐름테만 맡길 수 없습니다 된바람에 밀려 들썩이지 않도록 강바닥에 닿아 멈추지 않도록 바위에 부딪혀 깨지지 않도록 뗏목꾼의 안전한 운전이 필요합니다 목적지까지 뗏목을 무사히 나르는 일은 강과 뗏목과 뗏목꾼이 함께하는 일입니다 📖 조천현 작가는 압록강 강가.. 2024. 3. 13.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 The secret lives of church ladies by Deesha Philyaw 도둑들 사이에 명예란 없다. p.213 토니는 한숨을 쉬었다. ”봐, 나는 네가 자랄 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 하지만 그거하고 화해해야 해.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게 내가 평생 한 일이야. 딸은 생각했지만 말하지는 않았다. p.237-238. 주일 교회에 가는 크리스천인 가정의 구성원들의 일탈에 대한 글. 주로 섹스를 소재로 하고 있으나 인물들은 제 각각의 삶에서 살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고립된 상황에 있는 자들의 구조 요청같은 글들. (오타도 있고 번역에 대한 아쉬움.) 2024. 3. 13.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박태환 글 하융(이상) 삽화 일찍이 그는 고독을 사랑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고독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심경의 바른 표현이 못 될 게다. 그는 결코 고독을 사랑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아니 도리어 그는 그것을 그지없이 무서워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고독과 힘을 겨루어, 결코 그것을 이겨 내지 못하였다. 그런 때, 구보는 차라리 고독에게 몸을 떠맡겨 버리고, 그리고 스스로 자기는 고독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라고 꾸며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34면, 5화 중. 구보는, 문득, 수첩과 만년필을 그에게 주고, 가(可)하면 O를, 부(否)면 X를 그리고, O인 경우에는 내일 정오에 화신상회 옥상으로 오라고, 네가 무어라 표를 질러 놓든 내일 아침까지는 그것을 . 펴보지 않을 테니 안심.. 2024. 3. 12.
care for some wine? 와인 마실래? 오늘의 아무 영어. 문장 열개. care for some tea? 차 마실래? care for some company? 같이 갈래? care for some chips? 간식할래? care for some meat? 고기 먹을래? It's on me. 내가 낼께. You are so jammy. = You are so lucky. keep yourself hydrated. 물 좀 마셔. you rock = You're amazing. It's not my cup of tea. = It's not interested in this. I'm swamped = I'm very busy. I'm into you. = I like you 먼저 타세요 after you! 너 먼저 가. 먼저 타세요. 아까운 2등. .. 2024.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