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파 라히리
그녀와 악수조차 나눈 적 없었고, 오직 예상치 못했던 서로 간의 이해가 있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약간의 죄책감이 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P의 파티' 가운데 p.71
부부들의 시들해진 애정을 구해주는 것은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심각한 소동이나 지진 없이 23년을 보냈다. 'P의 파티' 중에서 p.73
내가 종이 조각을 뱉기도 전에 그것은 정말 설탕 알갱이처럼 내 혀에서 녹아내렸다. 그게 바로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나는 그 작은 종이 조각들을 하나씩 입에 넣었다. 종이 조각은 곧 혀에 기분 좋은 맛을 남기며 녹아내렸다. '쪽지' 중에서 p.233
살아남는 법을 배우려면 얼마나 오래 살아야 할까?
몇 번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단테 알리기에리' 중에서 p.279
이방인으로 로마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겪은 일화들을 담은 책.
뱅골 출신 이방인인 작가가 영국, 미국 등에서 살면서 느꼈을 감정들을 로마라는 새로운 장소를 배경에서 담담히 서술해나간다. 모든 글들은 부조리와 불평등, 부당한 일로 채워지고 있음에도 주인공인 그들이 이방인이기 때문일까? 그들은 분노조차 내지 않는다. 아니 꾸역꾸역 목구멍 뒤로 삼켜 버린다.
한 해의 끝자락, 같은 처지로 살아가는 내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들이다.
아무래도 나만의 뉴욕이야기를 적게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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