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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뗏목

applenamu 2024. 3. 13. 22:40

소발구 행렬

얼음장 위로 소발구들이 줄지어 갑니다
배어 낸 나무를 강으로 옮기려면
사람과 소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나무를 싣고 산에서 내려와
언 강을 건너 강둑까지 옮겨 놓으면
부림소의 일은 끝납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여물을 먹고 쉴 수 있겠지요

———————————————————-

강의 길

세상의 길은
땀 흘리며 가야 할 때가 있고
떠밀리듯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강의 길은
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뗏목은 강의 흐름에 맡기며 흘러갑니다
그렇다고 흐름테만 맡길 수 없습니다
된바람에 밀려 들썩이지 않도록
강바닥에 닿아 멈추지 않도록
바위에 부딪혀 깨지지 않도록
뗏목꾼의 안전한 운전이 필요합니다
목적지까지 뗏목을 무사히 나르는 일은
강과 뗏목과 뗏목꾼이
함께하는 일입니다



📖



조천현 작가는 압록강 강가에서 북한 주민들의 삶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글을 더했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정치, 경제를 거창하게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아닌 뗏목과 함께 삶을 이뤄 나가는 이들에 촛점을 맞춰 이야기하고 있다. 소달구지와 자연의 물길을 따라 살아가는 압록강, 뗏목군. 서리 내린 아침 공기에 몸을 움츠리다가 강가로 향하고 있을 뗏목꾼들이 생각나 나 역시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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