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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3

회복기의 노래 회복기의 노래 한강 이제 살아가는 일은 무엇일까 물으며 누워 있을 때얼굴에 햇빛이 내렸다 빛이 지나갈 때까지 눈을 감고 있었다가만히 한강 작가의 시를 읽다가 함께 나누고 싶어서 적어봅니다.'회복기의 노래'라는 시 속의 인물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힘든 일을 겪은 뒤 깊은 고통, 상처 후스스로 회복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살아야 할 날들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는 힘든 시간에서 빠져 나온 것 같긴 합니다.다만, 아직 누워 있는 것을 보면여전히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화자 얼굴 위로 햇빛이 지나가고 그 빛은 분명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혹시 힘든 삶이 이렇게까지 힘들 수 있을.. 2025. 1. 14.
그 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 그 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 김용택 시집    사랑방 김용택   우리 뒷집 그 뒷집에 사랑방이 있었다.동네에서 오줌독이 제일 컸다.그 오줌독에 개 가죽 노루 가죽 담가 기름 빼서 열채, 궁굴채, 장구를 만들었다.부낭 큰 푸세식 화장실도 제일 컸다.한겨울 지나면 봄이 되기 전 그 큰 부낭 똥이 넘쳤다.그 방에서 집 없는빠꾸 하나씨도 자고 강샌도 자고 마누라하고 싸운 남정네들도 잤다.담배 찌든 냄새, 발 꼬랑내, 메주 냄새가 섞여 머리가 띵했다.어머니와 싸운 날 아침 식사 때가 되어도 오지 않는 아버지를 모시러 가보면아버지는 모로 누워 있었다.내가 불러도 돌아보지도 않고 알았다고만 했다.아버지가 베고 있는 목침에는 담뱃불로 탄 자국이 여기저기 까만 사마귀처럼 뚜렷했다.어른들이 없는 날 그 방에 가보면.. 2024. 8. 4.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정호승 시집 아버지의 죽음에는 삽이 필요하다 줄담배를 피우며 비오는 날마다 흙이 되지 않으면 아니되었던 저 곤고한 아버지의 삽질을 위해 삽으로 파묻는 죽음의 따스한 손길을 위해 삽, 중에서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생각한 것은 잘못이었다 미움이 끝난 뒤에도 다시 나를 미워한 것은 잘못이었다 눈은 그쳤다가 눈물버섯처럼 또 내리고 나는 또다시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린다 첫 눈, 중에서 뿌리에 흐르는 빗소리가 되어 절벽 위에 부는 바람이 되어 나 자신의 적인 나 자신을 나 자신위 증오인 나 자신을 용서하고 싶다 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 중에서 사람들은 사랑이 끝난 뒤에도 사랑을 모른다 사랑이 다 끝난 뒤에도 끝난 줄을 모른다 창 밖에 내리던 누더기눈도 내리다 지치면 숨을.. 2024.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