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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모자를 쓴 여자

applenamu 2024. 3. 23. 04:08
검은 모자를 쓴 여자


검은 모자를 쓴 여자

권정현

고양이는 모자 속 어딘가에 숨어 있었겠지요. 안과 밖, 두 가지로 구분하지 마십시오. 실재하는 것이 허상이고 허상 또한 실재합니다. 무대 밖으로 내려가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겠지요. 모자의 안팎에 진실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것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순간 비로소 형체를 갖고 여러분을 따라다닙니다. 따라서 삶이란 모자 속 고양이를 꺼내는 일의 연속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냥 꺼내는 겁니다. 운명은 정해진 게 아니라 꺼내는 순간 결정되는 거예요. p.213

📚


어느 봄날, 엄마 민이는 세살 아이, 은수를 데리고 약수터 간다. 잠시 아이를 유모차에 두고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유모차에서 낙상한 은수는 목뼈가 부러져 사망한다. 엄마 민은 아이의 죽음을 은수의 사고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 분명 누군가의 음해로 인해 죽은 것이 분명하다 생각한다.

그렇게 아이를 잃은 엄마, 민은 검은 모자를 쓴 여인을, 새까만 고양이를, 남편의 비밀이 담긴 차계부와 남편의 외도녀를 자신의 삶에 창조해낸다. 그렇게 실체없는 허구가 그녀의 삶의 실체를 갖고 자리하게 된다.

우리를 삼킬 해악스런 것이 만들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정말이지 찰나의 순간이거든. 그 찰나의 순간 태어난 그것에 영원을 잠식 당하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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