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apple
12월의 노래, 이해인 수녀 본문
반응형
12월의 노래
이해인
하얀 배추 속같이
깨끗한 내음의 12월에
우리는 월동 준비를 해요
단 한 마디의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
헛 말을 많이 했던
빈 말을 많이 했던
우리의 지난 날을 잊어버려요
때로는 마늘이 되고
때로는 파가 되고
때로는 생강이 되는
사랑의 양념
부서지지 않고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음을
다시 기억해요
함께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
땅 속에 묻힌 김장독처럼
자신을 통째로 묻고 서서
하늘을 보아야 해요
얼마쯤의 고독한 거리는
항상 지켜야 해요
한겨울 추위 속에
제 맛이 드는 김치처럼
우리의 사랑도 제 맛이 들게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해요
반응형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반 일리치의 죽음 (4) | 2025.12.11 |
|---|---|
| Mr. Stoner. (8) | 2025.12.11 |
| 구병모, 절창 (17) | 2025.12.04 |
| 일곱번째는 내가 아니다 (13) | 2025.11.14 |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10) | 2025.11.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