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생, 이옥선 할머니. 어머님, 작가께서 쓴 책을 읽었다.
사실 문학계에서 지명도가 있는 분들의 책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표지를 딱 맞닥드리는 순간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장바구니에 담게 되었습니다.
그런 니즈(욕구)가 분명했던 탓이었을까요?
한국에서 온 십여권의 책 가운데 가장 먼저 골라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산문집, '즐거운 어른'은 말 그대로 즐거운 어른의 삶을 지향하는 작가분의 삶을 글로 담은 책입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책을 읽는 내내 독자인 저까지 즐겁습니다.
책의 내용이 신나는 일만 있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작가의 남편은 몇 해 전 코로나 끝, 친구들과 회식 후 귀갓길에 넘어져 여러차례 큰 수술을 하다가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딸 부잣집 작가의 남동생은 이른 나이에 오십이 갓 넘어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작가의 딸인 김하나 작가는 남들과는 다른 형태의 조립식 가족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옥선 작가는 그 모든 것들을 자신의 삶을 지치게 하는 요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것은 당연히 이 땅에 태어나 가기 전에 겪어야 하는 과정으로 여깁니다.
그렇다면, 우린 소명의식을 가지고
즐거운 어른으로 혹은 스스로의 삶의 존엄을 지키고자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전하고 있습니다.
공감이 되기도 하고 언젠가 시어머니, 혹은 친정엄마 했던 행동들이 생각이 나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는 구절들이 있습니다.
연말이 되니 고국에 있는 가족, 그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책은 즐겁게 살고 있는 저이지만,
삶을 살아가는 공간이 달라져 다소 멀어진 그들이 즐겁게 잘 살아가고 있음을 마치 확인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함께 하는 여러분의 시간도 즐겁고 안녕하시길 바래봅니다.
🔖
책 속에서.
제사는 지내지 말고 그날 시간이 나면 너희끼리 좋은 장소에 모여서 맛있는 밥을 먹도록 해라. 또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너희 아빠는 꽃 피는 봄에 돌아가셨으니 나는 단풍 드는 가을에 떠나면 좋겠네. 그러면 너희는 봄가을 좋은 계절에 만날 수 있을 테니. 끝. 74pp.
타인의 시선은 폭력이란 걸 알아야 한다. 깡패들이 싸울 때 "뭘 봐?"라며 시작하지 않나? 113pp.
나이를 이만큼 먹고 곰곰 생각해보니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거나 지나가고 있거나 지나갈 것들이다. 그러니 인간끼리의 관계를 너무 심각해하지 말고 가뿐하게 가뿐하게 생각하고 유연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다. 244-245 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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