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의 고백
미시마 유키오
사랑의 시선 아래 놓였을 때 고독이 얼마나 꼴사납게 보이는가 하는 교훈을 받아들이고, 동시에 또한 나 자신의 사랑의 거절 방식을 그 이면에서 배워 들었던 것일까? pp.27
둘 중의 어느 하나는 기억의 진실이고 다른 하나는 기억의 거짓일 것이다. pp.65
소년기의 결점은 악마를 영웅화하면 악마가 만족해하리라 믿어버리는 것이다. pp.104
이 시대에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선물이었다. pp.130
연인을 구하려다 죽은 사나이는 불길에 살해된 것이 아니라 연인에게 살해된 것이며, 어린 자식을 구하려다 죽은 모친은 다름아닌 그 어린 자식에게 살해된 것이다. 거기에서 싸움을 벌인 것은 아마도 전례가 없을 만큼 보편적이며 또한 근복적인 인간의 온갖 조건이었다. pp.146
나는 무엇인가가 나를 죽여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무엇인가가 나를 살게 해주기를 기다리는 것과 똑같은 일이었다. pp.185
📝
가면의 고백은 주인공, 화자가 유년기부터 청년이 됬을 때까지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백한 글이다.
작중 화자는 자신의 모습을 가면을 쓴 채 살아간다고 여긴다. 그리고 자신이 성 정체성이 남들과 같지 않다고 사실에 담담히 몇몇 일화를 통해 서술한다.
성인이 되고 친구 여동생, 소노코를 만나 관계를 이어가던 어느 날, 자신의 육체가 그녀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게 전쟁과 함께 그녀와의 관계도 끝이 난다.
시간이 지나 공무원이 되고 남의 아내가 된 소노코를 우연히 다시 만난 주인공. 그는 자신이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 아닐까 의심하고, 만남을 제안한다. 그렇게 몇 변의 만남 뒤, 소노코가 말한다. 죄의식으로 인해 더 이상 만남은 힘들 것 같다고. 주인공은 헤어지기 전, 댄스홀로 그녀를 이끈다. 그곳에서 상의가 땀에 흥건히 젖어 춤 추는 청년을 마주한다. 아주 잠깐이라도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신이 마주한 진짜 자신을 확인한다.
🔖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 평생 찾아 헤매는 사람들.
때론 겁나고 두려워서
때론 받아들이기가 감당이 되지 않아
때론 사실 여부인지 확실하지 않기에
그런 과정이 쌓이고 쌓이다 어느 순간 직면하게 되는 진실. 거짓들로 버무려 놓아도 결국 거기엔 거짓만이 있다는 진실이 있음을 전하고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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