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 여름,
첫 수확을 했어요.
레몬은 열매 맺고 도토리 방울 만한 크기가 될 정도로 자라면 다람쥐들이 따 먹다 맛이 없는지 하나 둘 땅에 떨어져 있고,
호박은 꽃이 예쁘게 피는구나 싶으면 다음 날 그 노랗고 예쁜 꽃이 처참히 뭉개져 있기가 일쑤더라고요.
동물들과 나눠먹어야 하는 것은 알지만, 올 해는 유난히 열매 맺음 사라지는 통에 토마토와 오이의 성장이 몇 배로 더 신나고 감사하고 귀하게 느껴지네요.
토마토로 레몬즙, 양파, 실란트로, 올리브유, 소금, 후추 넣고 샐러드를 만들까 했는데, 탱탱한 토마토 칼로 잘라서 입에 넣었는데, 어머나!! 이건 그냥 먹어야 해!! 라는 울림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토마토는 자연 그대로 먹고
오이는 오돌도돌 숨구멍만 정리해 콩국수에 고명으로 올려 먹었어요.
사진 올리면서 한참 웃었어요. 제가 칼질하고도 성격 나오게 칼질 한 것 같아 부끄럽네요. (옆에서 남의 편이 장검으로 칼질 한 줄 알겠다고.)
콩국수 사진 찍을 줄 알았으면 칼질 정성스럽게 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여름의 햇살을 가득 담고 매일같이 손수 물 주고 잘 자라라 응원해 키운 토마토와 오이,
기억하고 싶어 이렇게 부끄럽지만 나눠보네요.
올 여름 여러분의 응원을 받고 자라는 것들은 무엇일 지 궁금하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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