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
고 김민기 님의 명복을 빕니다. 내가 아주 어릴 때에 같이 살던 백구인 진순이, 진돌이가 있었어요. 우리 집, 마당엔 사과나무, 배나무, 라일락 나무 그리고 진돗개, 백구가 있었지요. 계절이 주는 냄새가 있었는데, 찌는듯한 여름, 이 맘 때쯤이면 백구들의 소변 냄새가 진동을 했어요. 아빠는 개를 좋아하셨어요. 특히 진돗개를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암캐는 진순이, 수캐는 진돌이, 전 우리 집 진순이, 진돌이 덕에? 진돗개가 똑똑한 지 도통 알 수 없었어요. 한번도 짓는 법이 없었거든요. 그래도 자식은 끔찍하게 생각한다는 이미지는 잊을 수 없는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눈 내리는 어느 날, 진순이는 새끼를 다섯 마리를 낳았어요. 다행히 손재주가 좋았던 아빠덕에 진순이와 새끼들은 삼각지붕 모양의 집에서 ..
2024.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