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책추천2 그 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 그 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 김용택 시집 사랑방 김용택 우리 뒷집 그 뒷집에 사랑방이 있었다.동네에서 오줌독이 제일 컸다.그 오줌독에 개 가죽 노루 가죽 담가 기름 빼서 열채, 궁굴채, 장구를 만들었다.부낭 큰 푸세식 화장실도 제일 컸다.한겨울 지나면 봄이 되기 전 그 큰 부낭 똥이 넘쳤다.그 방에서 집 없는빠꾸 하나씨도 자고 강샌도 자고 마누라하고 싸운 남정네들도 잤다.담배 찌든 냄새, 발 꼬랑내, 메주 냄새가 섞여 머리가 띵했다.어머니와 싸운 날 아침 식사 때가 되어도 오지 않는 아버지를 모시러 가보면아버지는 모로 누워 있었다.내가 불러도 돌아보지도 않고 알았다고만 했다.아버지가 베고 있는 목침에는 담뱃불로 탄 자국이 여기저기 까만 사마귀처럼 뚜렷했다.어른들이 없는 날 그 방에 가보면.. 2024. 8. 4. 다시 살아주세요 다시 살아주세요 신미나 산문 파쇼가 세운 사탑은 높다. 언어는 교묘하게 '고통'과 '고통스럽다'는 말의 간극에 시멘트를 바른다. 파쇼는 말한다. "저 예술가를 보라. 그는 자신이 세운 탐미의 성 안에서 스테인드글라스에 반사되는 허영과 노닌다. 저 깨끗한 발에 군색한 생활의 오물 한 점 묻히지 않으면서. 자네는 어떤가. 제 얘기는 한 톨도 꺼내놓지 않으면서. 자신이라면 결코 겪고 싶지 않은 타인의 불행을 가져다 쓰는 것에 대해? 그런 것은 반칙일세. 정치가 할 일을 문학으로 하지 말게나." p.141 '치매.' 어리석을 치 痴, 미련할 매 呆, 사람들은 살아 있는 사람의 아픔을 두고 이토록 비정하고 못된 병명을 붙인다. p.165 내가 죽음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삼았다면, 엄마는 죽음이라는 과정을 그대로.. 2024. 3.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