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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의 철학 본문
센스의 철학
지바 마사야 지음
감동이라는 것을 두 종류로 나누면 어떨까?
하나는 '대략적인 감동'이다. 좋은 이야기나 비참한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작품의 큰 의미에 속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에 반해 또 하나의 감동이 있다. 여기저기에 나타나는 작은 의미의 얽힘, 그 안에서의 의미의 리듬, 즉 거리가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한 다양한 사안의 리드미컬한 전개를 재미있게 느끼는 것. 이것도 일종의 감동이라고 생각한다. 디테일이 어떻게 얽히고설켜서 작품이 됐는지를 보는 것, 다시 말해 '구조'를 보는 것이다. 이것을 '구조적 감동'이라고 부르자. p.122
센스란 사물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며 다양한 장르에 걸친 종합적인 지각이다. 그래서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 대해 예를 들어 그림을 보고 그것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등의 의미나 목적이 아니라, 그 자체를 파악하는 것이 센스라고 이야기해왔다. 그렇다면 그 자체라는 건 무엇인가? 그 자체는 '리듬'이라는 것이 이 책의 이론이다. 리듬이란 우선 '형태'를 말한다. 이는 너른 의미에서 말한 것이고 형태, 색깔, 울림, 맛, 감촉 등을 모두 '리듬, 곧 형태'로 간주한다. p.128
예를 들어 바다를 '파도가 일고 있다 즉, 뭔가 술렁이고 있다'라고 추상화해서 바라보면, 도시의 밤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방도 '술렁거리고 있다'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그 방은 바다와 같은 것이 된다. 이렇게 추상도를 높이면, 연결되지 않던 것이 이어진다. p.160
인생은 무언가를 반복하고 변주한다. 그 출발점에는 몸이 있는데, 문제라는 것은 몸에서 기인하면서도 거기에서 떠올라 추상적인 소용돌이가 되어간다. 문제는 되풀이되지만, 언젠가 다른 형태가 될지도 모르고, 그 또한 예측할 수가 없다. 일생을 두고 반복될지 어떨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문제와 씨름하며 인간은 변해간다.
(중략) 어쩔 수 없는 어떤 반복에는 우연히 이 존재로 태어났다는 우연성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반복에는 우연성과 무작위성이 겹친다. 집요한 것으로서의 필연성을 가지면서도 우연히 그렇게 되었다는 우연성도 있어 두 가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문제가 반복과 차이의 센스를 갈라놓는다. pp.209-210.

김정운 문화심리학자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리듬을 ‘센스’와 연결하는 저자의 ‘편집력’도 탁월하지만, ‘무규칙과 우연의 삶 속에서 리듬을 경험라는 것이 좋은 센스’라는 그의 주장은 ‘모든 존재는 자기만의 리듬을 갖는다’라는 내 생각과도 아주 교묘하게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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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이 책 센스의 철학을 읽으며 뭔가 일반적인 순서로 글이 쓰인 것이 아니라 독자를 위해 쓰여진 말보단 앞에 앉아 건네는 말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했다. 그렇게 작가, 지바 마사야가 삶 속에서 센스를 경험하고 그것이 예술이 되고 문학이 되고 한 개인의 색을 입히는 과정을 아주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의 책을 읽고 그 동안 모호하게 느낌적 느낌으로 즐겼던 추상화와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 다시 보이게 됬다면 엄청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반복되는 삶에 자신만의 특별한 일탈을 더해 보는 것, 그것이 센스있는 자의 시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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